수능 당일에는 양천향교, 가양, 등촌 그리고 신반포역에서 수험생들에게 따뜻한 음료를 제공하기 위해 새벽부터 저를 포함한 각 역 근무자들과 역운영팀의 지원 인력이 함께 책상을 옮기고 커피, 허브차, 매실차 등을 준비하느라 분주했습니다. 일찍부터 행사를 준비하느라 피곤하고 힘들었지만 저희의 작은 배려가 긴장한 수험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모두들 절로 힘이 나고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네요.
매년 수능 당일에는 유난히도 추웠었는데 올해는 좀 덜하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중 첫 번째 음료 고객님이 나타나셨습니다! 조금 아쉽게도(!) 수험생이 아니라 새벽 일찍 일을 나가시는 아주머니 고객님이셨지만 쌀쌀한 날씨에 9호선을 이용해 주시는 고객님께 따뜻한 음료를 대접해 드린다는 사실에 괜히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7시가 조금 넘어가는 시간부터 하나 둘씩 긴장한 표정의 수험생들과 그들보다 더 긴장한 표정의 수험생 부모님들이 역사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고사장 위치를 알리는 방송도 시작하였는데, 수험생들을 보며 저까지 긴장하는 바람에 말을 더듬어 본의 아니게 직원들에게 웃음을 주기도 했습니다. 따뜻한 음료를 고객님들께 전해드리며 얻는 기쁨도 컸지만 이 음료 덕에 긴장이 다소 풀어져 수능을 잘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어느 학생의 한 마디에 더욱 열심히 그리고 더욱 행복하게 웃으며 많은 분들에게 음료를 나눠드릴 수 있었습니다.
수험생뿐만 아니라 쌀쌀한 날씨에 몸을 녹이실 수 있도록 고객여러분들께 등촌역에서 열심히 음료를 나눠주던 그 시각, 신반포역에서는 다급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수험생을 고사장까지 마중하고 집으로 돌아가시던 어머니께서 자녀에게 시계를 안 가지고 왔다는 연락을 받은 것입니다. 시간 배분이 굉장히 중요한 수능에서 자녀가 시계를 안 가지고 갔다는 사실에 워낙 경황이 없으셨던 고객님께서는 음료를 나눠주는 신반포역 고객안전원에게 급하게 도움을 요청하셨습니다.
이 상황을 들은 당시 신반포역 근무자 김민석 고객안전원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흔쾌히 자신의 손목시계를 벗어주었고 고객님께서는 무사히 자녀에게 시계를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수능이 끝난 후 학생과 어머님은 직접 신반포 역을 찾아와 김민석 고객안전원에게 거듭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시계와 조그마한 답례품을 건네기도 했습니다. 그 학생이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좋겠네요~
다른 역에서도 긴장으로 인해 몸이 경직된 수험생들과 관련된 소소한 에피소드들이 꽤 많았고요. 정신없이 안내를 하다 보니 어느덧 행사는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행사장 정리를 하던 중 비록 다는 아니지만 몇 명의 고객님께라도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생각에 다시 한 번 뿌듯함이 밀려왔습니다.
이렇게 성공적으로 수능 관련 행사를 마무리 할 수 있었던 것은 안전ㆍ정시 운행을 위해 노력하신 기관사분들과 혹시 모를 열차 고장을 대비해 차량 검수를 열심히 해주신 분들 그리고 자기 위치에서 자신의 맡은 바 임무를 묵묵히 다 해주신 모든 직원 여러분들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고객님들의 이용편의 증진과 참신한 서비스 개발을 목표로 더 많이 생각하고 실천하고 노력하는 9호선 그리고 저 김상미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